하나의 얼굴이
다른 하나의 얼굴을 만났다.
둘이는 얼굴을 맞대고
서로가 들고 나온 마음을
조심스레 섞었다.
둘이는 어느새
하나처럼 느끼고
하나처럼 그리워하고
하나처럼 사랑하며
언제나 하나를 갈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하나가 둘이를 찾아왔고
둘이는 마침내
슬픔을 배우게 됐다.
하나의 얼굴은
다른 하나의 얼굴을 보내야만 함을 느꼈고
그것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흐른 후
하나의 그리움이
다른 하나의 얼굴을 그리워했고
언제나 멀리서 바라봐야 하는
사랑에 아파했다.
슬픔이 두려웠다.
하나의 얼굴이
다른 하나의 얼굴을 떠나보낼 때
하나의 마음이
다른 하나의 마음을 잊으려 할 때
하나의 그리움이
다른 하나의 그리움을 지우려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