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행복합니까..?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앉아 읽으면서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도 아닐까 깨닫는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하워드 커틀러라는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하면서 그의 따뜻하고 유쾌하고 현실적인 태도에
동화되는 과정을 기술한 책인데, 류시화 시인의 시적 감수성과
명상적 이해력에 의한 번역은 공감의 물길을 잘 터주고 있다.
자칭 문명인들은 행복해지기를 소망하지만 외롭고 힘들고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삶 위에 놓여 있다.
커틀러 박사는 처음에 달라이 라마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첫 대면에서 그는 도발적으로 묻는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달라이 라마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차츰 커틀러는 달라이 라마를 통하여 어떤 순간에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 것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의 문제임을 알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자비심의 가치를 깨닫고 그것을 키우고 실천하는 일이
마침내는 마음의 평온과 안식을 주는 영원한 행복의 열쇠라고 말한다.
타인도 나와 똑같이 고통받고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존재라는 것을
자비심으로써 이해해야만 진정한 인간관계가 맺어지며 외로움에서
극복될 수 있다는 것도 일깨워준다.
고통이나 죽음의 상황도 회피하지 말라고 달라이 라마는 얘기한다.
그래야만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와 형의 죽음을 예로 들면서 자신도 큰 슬픔을 느꼈지만
그들을 사랑하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그들의 소망을 대신
이루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는 것은
달라이 라마의 초월적 위의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엘리베이터 옆에 서 있는 호텔 여직원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거나,
티베트 시절 궁전의 청소부에게도 중국 침략 등
걱정되는 나랏일을 털어놓거나,
강연회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정신병자에게 다가가
그의 두 손을 잡고 미소짓는 그가 잊혀지지 않는다.
커틀러가 "당신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까?”하고 묻자
달라이라마는 "없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의 마음이 이미 타인과 세상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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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달라이 라마 외
역자 : 류시화
원서명 : The Art of Happiness
원저자명 : Dalai Lama 외
출판사 : 김영사
정가: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