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
비가 내립니다.
하늘에서 내린다 싶더니
어느 새
눈물이 되어
가슴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메마른 목을 타고
가슴에 설움을 채우고 있습니다.
비가 알려줍디다.
난 당신의 눈물을 모르고
당신의 무게를 덜지 못했던
철부지였노라고
철부지라서
오늘 곁에 계신 당신이
내일도 모레도 곁에 계실 줄 았았던 거라고
땅에 떨어진 비가
목마른 흙을 적셔주며
검은 구름의 무게를 덜어주듯
어머니,
이 비가
당신께서 흘리신 눈물이어서
당신께서 지고 계셨던 아픔이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하늘 너머
고운 세상으로
평안히 가실 수 있다면
작은 가슴 모자라
온 몸을 채우고 넘칠지라도
다 받겠습니다
진작에 덜어드릴 걸 그랬습니다.
진작에 안아드릴 걸 그랬습니다.
<어머니> - 소설 '행복한 후리지아' 중에서
----------------------------------------------------------------------
저 자: 강정란
출판사: 당그래
정 가: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