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다섯가지 오류
1.
어린시절부터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꿔온 한소녀가 있었다.
사랑에 관한 음악이라면 다 골라 듣고
사랑에 관한 책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었던 그소녀는 어느날..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를 만났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고 헤어지면 곧 전화로 밤을 지새우고
만남에 대한 기대로 떨어져 있는 순간을 살고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쌓아가던 소녀는그네들의 사랑은 다른 빛깔이라고 믿었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그 사랑의 열정에 뿌듯해했고
남들과는 다른 사랑을 한다는 자부심에 든든해하던 어느날,,,,,
그 소녀는 보이지 않는 사랑속에 허우적 거리는 자신을 보았다.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환상을 사랑했던 그 소녀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견딜수 없어 이별을 했다.
이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일이 가능하지 않으리라는 절망속에 몇날을 살다가
다시 한 남자를 만났다.
언제나 편하기만 했던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 순간 그 소녀는....
사랑이란, 키워낸 감정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이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2.
사랑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고 자신만의 정의를 가진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의 사랑은 여자를 바라볼때 가슴 뛰는 울렁임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남잔 울렁임을 느끼게 한 어떤 여잘 사랑하게 되었고
그 여자로 인해 살수 있었다.
다시 몇년이 흐르고 멀리서 바라만 봐도 가슴 뛰게 만들던 그 여자가
어느 봄날 오후 햇살처럼 마냥 따사롭게만 느껴지자 그 여자를 떠났다.
더 이상 울렁임이 없었기에...
그러던 어느날 삶에 지쳐 허덕이고 있을때 한 여자가 다가왔다.
자신의 이상형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기에 편한마음으로 그 여자를 대할수 있었고
문득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 자신을 발견했을땐 그 남자는...
사랑이란, 획일화된 감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느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3.
사랑한다면 이래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던 한 남자가 있었다.
하는 일 없이 날마다 만나서 시간 죽이기는 낭비라고 믿었고
얼굴만 마주 본다고 사랑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을 갈구하던 그 여자에게 자신은 바람이라고 했다.
스치는 바람답게 그 남자는 잊혀질만하면 그 여자에게 연락을 했다
지친 어깨를 다독이고 시린 손을 어루만지면서도
그 남자는 여자에게 빠져들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가끔은 다른 여자를 만나서 집중되는 마음을 분산하고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그 남자의 여자는 떠나버렸다...
기다림에 지쳤다고....
다시 한 여자를 만났다.
아무일도 할수 없었다.
늘 바쁘고 언제나 시간배분에 철저하던
그 여자앞에서 그 남잔 한낱 친구일 뿐이었다.
아련한 첫키스를 나누고 불길처럼 타 오르는 보고싶은 감정에
그 남잔 틈나는 데로 여잘 만나고자 했지만 여자는 여전히 바빴다.
그 남자는 다시 사랑을 잃고 옛사랑을 추억한다.
사랑이란,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주고 받는것임을 절감하면서.....
4.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한 여자가 있었다.
불빛을 찾아 떠도는 불나비처럼 외로움이 밀려오는 저녁이면
그가 누구라도 함께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가슴으로 들어왔다.
뚜렷한 이유없이..
밀려오는 그 느낌에 젖어들무렵 그 여자는 두려워졌다.
그 남자의 순수함이 그 남자의 열정이 자신의 지난 일들이
결국 떠나가는 남자를 붙잡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 파묻혀 살던 어느날
다시 한 남자를 만났다.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자신을 사랑해 주는 그 남자가
그 사랑을 지켜 나가는 그 남자가 고마웠다.
그 남자를 사랑하자고 자신에게 몇번이나 맹세하던 그 여잔
그 남자와 사랑을 키워가면 갈수록 느낌없는 사랑에 지쳐갔다.
다시 그 남자와 이별을 하고 그 여자는 목놓아 울었다.
사랑도 용기인 것을....
더 이상 느낌없는 사랑을 하지 않으리라면서..
5.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이 손해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사랑할 수 있으면 모두 다 사랑하리
그 여자와 그 남자는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그 사랑속에서 충만했다.
풍요속의 빈곤을 느낄 때마다 다 가질수 없는 다연함에 스스로를 달래고
그럴때면 다시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다.
그러던 어느날 그 여자와 그 남자가 만났다.
출렁이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애써 외면하고 각자 다른 사랑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그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그 여자 또한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그 여자와 남자는 이별을 했다.
다시 계절이 바뀌고 다른 사랑속에서 사랑에 대한 단상을 쌓아가면
그 남자와 그 여잔 사랑은 다시 올수 있지만 한꺼번에 올 수 있는건 아니라는 걸
사랑은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는게 아님을
사랑이란 그렇게 마음가는 대로임을....
깨. 달. 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