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글을 처음 접했을때..답답하다느니..어리석다느니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었습니다. 아름답구나..정말 보석과도 같은 사랑이구나..느꼈었죠.
물론 님들의 견해가 전혀 틀리다고는 할수 없는 건 인정합니다.
다만, 님들이 그러한 견해를 지니고 계신 건, 이야기의 내용을 표면적으로만 이해를 해서 그런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소나무향기님은 심장은 단지 인간을 살게하기 위한 생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면을 피력하셨더군요. 사랑하는것은 물리적인 심장이 아닌 그 심장의 이면에 있는 마음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씀.. 하고 싶으셨던거죠?
남자는 여자에게로 향하는 순수한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었는지도 모릅니다. 여자에 대한 사랑의 결벽성같은 것이랄까요??
분명 병들기전까지 자신을 살아 있게 했던 그 심장으로 숨을 쉬며 여자와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갔을 겁니다. 남자는 그 맘 그대로..사랑하는 여자의 곁을 지켜주고 싶었겠죠. 다른이의 심장으로 숨을 쉬고 사랑을 한다는 생각은 남자에겐 고통이었죠.
마음만은 전의 그남자의 마음일지도 모를진데도..남자는 다른이의 심장이라는 사실 하나로 연인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간직한 채 죽음을 택한 것입니다.
오직 변함없는 자신의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사랑하고 싶다는 신념하에 말입니다. 타인의 심장이란 이미 자신의 본연의 모습에 허점을 남기는 것과도 다름없던 것이었죠.
추상적인 마음을 이 청년은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심장을 통해 나타내려고 했던거라고 해석을 했습니다. 이글에서의 심장이란 단순히 소나무향기님께서 생각하시는 물리적이고 생체적인 심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그건 곧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순수하고 결백한 그의 마음을 상징하는 대상이라고 봐야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영원'이란 말을 꺼내야겠네요. 이건 제가 지난 주제토론방에서도 언급했던 얘긴데요. 아마 가미님의 글에대한 답이 될듯 하군요.^^
남자는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죽고 싶지은 않았을겁니다. 남의 심장을 빌어서라도 연인에 대한 사랑을 지켜가고 싶었겠죠.
하지만 죽음을 택함으로써 연인에 대한 사랑을 영원케 했던 것입니다.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지닌 채 세상을 등졌기 때문에..가능한 일이었죠.
만일 남자가 살았다고 가정해 볼까요?
과연 그가 예전에 지녔던 마음 그대로 연인과 사랑을 이루며 언제까지 행복하게 살수 있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변하기 쉬운게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죠.. 당시엔 간절할것 같고 애닯을것만 같은 마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져 버리는게 인간의 마음이예요. 개중에 처음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도..그건 흔치 않는 부류의 사람들이지요.
남자가 살고 여자와 사랑의 결실을 맺어 산다면 그가 처음에 가졌던 열정이니..사랑이니 하는 것들은 점차 퇴색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죠.
사람들은 그러더군요. 사랑을 느끼는 감정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구요. 오래 사는 부부들도 사랑의 감정보다는 정!이라는 감정으로 살아가는 거라구요..
이렇듯 남자는 세월이 지난후에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죠.
"내가 그때와 달리 마음이 변한건 내 심장이 아닌 타인의 심장이기 때문이야. 난 더이상 그때의 마음으로 널 사랑하지 않아."라고. 여자는 달리 할말이 없을 것입니다. 아니지..어쩌면 이렇게 대답할지 모르죠.
"내가 미쳤지..그때 왜 이식수술을 받으라고 해서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말이야. 차라리 그때 죽지!! 왜 살아서 속을 썩이나" 라고. ^^
"죽도록 사랑한다. 오직 너뿐이야. 영원히 너만 사랑할거야."
참으로 들어서 좋은 말들이죠?^^
가미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처럼..듣기 좋고..꿈꾸게 하는 말은 없을거예요..그러나 가미님..님의 이야기의 인물들이 언제까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갈거라고 생각하세요?
그건 사람들의 기대심리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하지만, 역시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하죠.
사랑을 위해..연인의 곁에 있겠다. 내가 죽는 날은 연인이 세상에 없을때뿐이다라는 이야기..얼마나 고귀한지도 알겠고요.
하지만 제가 올린 글의 이야기의 남자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생각이 길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 주세요.
그는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영원속에 묶어놓을 줄 아는 결벽성 짙은 사람이었구요.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강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내걸만큼요...
마지막까지 사랑의 마음을 담고 있었기에 떠나보낸 연인도 그를 영원히 기억할수 있게 되었던 거지요. 비록 그의 육체는 연인의 곁을 지켜주지는 못할지라도...말입니다.
살아있는 연인들 중에..처음과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들이 수없이 되뇌었던 많은 언약들이 지켜지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죽은 남자는 그의 죽음으로써 자신의 사랑을..그리고 연인이 그를 생각하는 사랑을 영원히 간직할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전, 이 이야기가 답답하다거나 어리석다고 감히 말할수 없는 것이랍니다...
그들의 진정한 사랑을 느낄수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