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와서 그대를 깨울 때
-정지원 님-
사랑이 와서
그대를 깨울 때
맨발로 걸어나오렴
새하얀 풀꽃이
그대 발목에 닿으면
다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새들이 다녀간 나뭇가지가
떨리는 건
다쳤던 마음들이
새잎을 감싸며 물들기 때문이야
사랑한다는 건
온 우주를 끌어안은
기나긴 여행이라는 걸
나는 그대에게
내게로 오는 커다란 길을
활짝 열어두고 싶었네
사랑이 와서
그대를 깨울 때
꿈이 이끄는 소리 따라
천천히 걸어나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