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시
고 성 만
1. 청개구리
옆집 누가 이사를 가도 모르는 생활 속에서 갑자기 몸이 아픈 가족을 두고 눈앞이 캄캄해질 때 너는 납작한 푸른 몸으로 잎새 뒤에 숨어 악을악을 쓰며 울고 있구나
개구리개구리
청개구리야
빗속에 일 나가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지쳐 잠든 꿈 길, 물가 풀 무덤에 앉아 나도 때론 억장이 무너져라 울고 싶어라
2. 저녁 들판에서
삼 백 예순 다섯 마디 팍팍한 뼈를 움직여 집으로 가는 저녁, 무논 가득한 벼들
陰毛 같아
어루만지듯 슬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랫도리를 여는데 펄쩍 뛰어 내려꽂히는 개구리
에라 이 천하에 방정맞은 중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