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는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말기입니다. 저희로써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신다면..."
"아니에요.. 됐습니다. 그런식으로 오래 살고 싶진 않아요... " 전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 이상.. 살 수 없다니.. 하지만 뭐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운명인 것을..
"민희야~~" (제 남자친구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 언젠간 말해야 할텐데...) "응"
"영화보러 가자. 내가 표 사놨거든.."
"오늘? 오늘은 좀...."
"아아~~ 가자~앙" "...... ^_^ 그래 알았어 가자."
아무리 마음이 울적해도 얘와 함께 있으면 맘이 너무 편해집니다.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데..
"재밌지? 응? 근데.. 여자 주인공이 너무한거 같애..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남자친구 놔두고 딴남자랑 사랑에 빠지냐? 그으치? 응?
저녁 사줄까? 너 배고프지? "
"아니야.. 나 배 안고파.. 나 좀 피곤하거든..? 나 집에 갈래.."
"그래? 그럼 그러지 뭐. 가자! 데려다 줄께"
"아냐.. 괜찮아.. 뭐 생각할 것두 있고해서.."
"너 왜그래 오늘? 뭐.. 고민있니? 하루종일 웃지도 않더니..."
"아니야.. 그냥 좀 마음이 그래서..."
"아~~ 너 그날이구나? ^_^ "
"아니야!"
"어? 민희야!! 야~~ 미안 미안..
누구는 맘속이 뒤집힌거 같구만.. 남자친구란 자식이... 으이구.. 승질나.. 한참을 걸었다. 민이에게 화를내고 와서 그런지 맘속이 더 텅빈
것 같았다. 차라리 이대로 민이와 헤어졌음 좋겠다. 민이에게 상처를 주고싶진 않았다.
"어.. 어. 조심해요~~"
"아야!"
자전거와 부디쳤다. 아~ 오늘은 왜이리 재수가 없는건지..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시진 않으셨어요?"
"으이씨~~ 길을 잘 보구.. 어? 넌?"
"어 민희 아니야? 와~~ 오래간만이다.. " 고등학교때 친구였던 정훈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정훈이와 난 저녁두 먹구 술도 한잔 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 정훈아.. 뭐하나 부탁할 것이 있는데.."
"응..? 뭔데?"
난 그동안에 일을 얘기했다.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니 애인 역할을 해달라구?"
"응.." "......"
정훈이는 한참 말이 없었다.
"너.. 그사람 정말 좋아하는구나.."
"응..... "
"그래.. 하지만.. 나중에 그사람이 알게되면 어떻게 할건데... 그건 그사람을 위하는 일이 아니야."
"알아..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야.. 난 이젠 죽을병에 걸렸으니 날 잊어줘.. 이러라구?"
".......... 그래. 그럼 도와줄께.. 하지만 뒷일은 책임 못진다.. "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집으로 돌아왔다. 맘속이 너무나 복잡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파왔다. 한참을 울었다.. 이젠 끝이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동 응답기를 틀었다.
'삐~~ 민희야 나야.. 아깐 정말 미안해. 나 여기 니네집앞 공원이거든.. 날 막 패던지 죽이던지 좋으니깐 나와라.. 응?'
'삐~~ 야~ 미안하다니깐.. 제발 나와라.. 얼어죽겠어~'
'삐~~ 야~ 동전두 두 개밖에 없어. 이게 마지막이야. 전화좀 받아봐.. 야~~ ~ 진짜 안왔나? 여기 니네집앞 공원이라니깐 나와. 너 나올 때까지 밤을 새서라도 기다릴테니깐..'
난 나갈 수가 없었다. 가슴이 메어왔다. 침대에 엎드려 울다 잠이 들어 버렸다. 그로부터 이틀후..
난 민이에게 만나자고 했다. 민이는 감기가 걸렸는지 기침을 많이 했고, 얼굴도 헬쓱해져 있었다.
"헤헤.. 이젠 날 용서해 주는거야? 그날 왜 안나왔어... 밖에서 얼마나 기다렸.." "민아.. 너한테 할 말 있어." "......??"
"너한텐 미안하지만.. 사실 나 남자가 생겼어.."
"...." 고개를 푹숙인 민이 얼굴..
가슴에서부터 올라오는 눈물을 난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만이 그를 위하는 길이다.
"조금 있다가 여기로 오기로 했어..."
"결혼.. 할꺼니...?"
"...... 응.."
"....그래? 축하한다.. 난 너 처녀귀신 될까봐 무지 걱정했었지..
그남자 누군지 얼굴좀 봐야겠다. 누군지.. 눈이 무지 낮은데~~ " 민이는 내게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얼마후.. 정훈이가 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희와 결혼할 양정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민희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주 친한 친구라구요?"
"아... 예'
정훈이는 너무 완벽할 정도로 연기를 해냈다. 민이는 완전히 속은 눈치였다. 얘기를 하는동안...
눈물을 꾹 참고 있어야했다. 민이는 내내 즐거운 표정을 짓 고 있었지만 거짓이란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즐거웠습니다.. 언제 술이라도 한잔 하지요.."
"예.. 그럼.." 민이가 간 뒤에 난 정훈이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그것봐.. 그렇게 슬퍼할 거면서.. 왜 그랬어..?"
"몰라.. 모르겠단 말이야.."
며칠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빨리 죽 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3일후.. 난 쓰러졌고.. 병원에서 정훈이를 만났다.
"왜그래.. 니가 이런다고 니 병이 나을 수 있는건 아냐. 오히려 않좋다구.. 잘 하면 살수도 있어.."
"웃기자마.. 난 살 수 없어.. 내몸을 내가 모를거 같니?"
"바보야.. 그런다구 그 사람이 좋아할 것같니? 이러지마 제발...."
"...... 나.... 혼자있고 싶어.."
퇴원한 후 난 삼촌의 작은 별장에서 지냈다. 정훈이와 나.. 그리고 삼촌만이 내가 여기 있는걸 알았다.
그곳에서의 나의 생활은 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그저 저수지에서 노는 오리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훈이가 날 찾아왔다.
"오랫만이다.."
"응.."
"민이란 친구 만나봤어.. "
"....."
"그친구.. 많이 무너졌더라.. 매일 매일을 계쏙 술로 보내고 있더라구.."
"나하구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친구한테.. 니얘기 했어"
"뭐?"
"더이상 보구만 있을 수는 없었어.. 이건 그 친구나 너에 게 모두 해서는 안될 짓이라고 생각했어."
"아니.. 말 안한 것이 더 우릴 위한 거였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그 친구 여기에 왔어."
"뭐?"
그곳엔 그렇게도 그리던 나의 하나뿐인 사랑.. 민이가 서 있었다.. "민아..." 난 민이에게 안겼다.
"미안해 민아... 정말 미안해.... 정말..."
"됐어.. 난 괜찮아.."
그의 뜨거운 눈물이 내 얼굴위로 흘러 내렸다.
"나두.. 니곁에서 영원히 살고 싶단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
"알아.. 나두 다 알아 임마. 나가자.. 너랑 갈 곳이 있어."
그는 나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어디론가 달렸다.
"어디로 가는거야?"
"가보면 알아.." 잠시후.. 우리가 내린곳은 작은 성당이었다.
"이게 뭐야...?"
"우리 결혼식.."
"민이야..."
"울지마... 바보.. 이렇게 기쁜날에..."
"응.."
단 한명의 관객도 없는 우리의 결혼식은 아름답게 끝을 맺었다. 얼마후... 나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떠난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랑한다고....영원히 사랑하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