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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2. - 원태연 -
cherry
날짜
:
2000년 08월 04일 (금) 2:35:38 오전
조회
:
1555
마지막을 알고 만나야했던 그날
서로의 얼굴을 목소리를 상처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던 그날
너를 보내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던 기도를
하얀눈이 까맣게 덮어버렸던 그날
이제부터 나는 무엇을 참아내야 하는가
이런 모습으로 이런 성격으로 이런 환경으로 태어나
그렇지가 않은 너를 만난 죄
그렇지가 않은 니가 나를 사랑하게 만든 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 그것뿐이었던 죄
그렇다면 이 모든 나의 죄를 사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도 살아있음에 미련이 없음이
나를 더욱더 가볍게 만들어 준다
무엇인가 의미를 남겨두고 싶어 올려다본 하늘에
눈물에 얼굴을 묻던 너의 모습이 아련하게 스쳐간다
내가 태어나던 날의 하늘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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