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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사랑이야기 7 - 임영준

     날짜 : 2020년 06월 01일 (월) 10:09:31 오전     조회 : 2626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의외로 차분했다 
그렇게 돌아가자고 보채더니 
정갈한 사기그릇처럼 변해 
동그랗게 말려들어 왔다 
거추장스러웠던 굴레를 벗어 
아주 홀가분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날 이후 
우리 사이에 변화가 생겼다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직렬의 에로스가 깨어나 
숨 가쁘게 그녀를 몰아쳤다 
탐닉의 시간이 겹칠수록 
권태의 그림자는 짙어졌다 
급속히 달아올랐던 우리는 
서서히 식어갔다 
약빠르지 못했던 그녀는 
긴 동행이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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