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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詩] 봄날이 간다 - 임영준
날짜 : 2020년 05월 10일 (일) 0:07:15 오전 조회 : 3359

그저 바라기만 하던
햇살 부신 봄날이 간다

나긋한 아지랑이를 걷고
세월만 탓하던 봄날이 간다

응달에 꼬물거리는 아이들을
일별도 하지 않던 봄날이 간다

가난한 연인들이 열렬히 반겨도
소금 한점 건네지 않던 봄날이 간다

아집에 몸부림치다 가슴까지 꽉 막힌
얼치기 시인들을 밟고 봄날이 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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