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환상을 잠시나마
지켜 주고 싶지 않은가
우리는 어찌 되었든
질곡의 언덕을 넘어오면서
제법 많이 위로받고
행복하지 않았는가
뜻도 바로 새기지 않으면서
때만 되면 아무것에나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를
마구 갖다 붙이지 않았는가
젊음을 빙자해서
순간의 불꽃을 닥치는 대로
퍼붓지 않았는가
경건한 성심으로 되새기고
다잡아본 적이
몇 번이나 되겠는가
기껏 오붓한 가족들의 자리에
탐욕으로 재나 뿌린 건 아닌가
이만큼 흘러왔으면
아름답고 순수하기만 했던
우리가 누린 만큼의 희열을
고스란히 건네주고 싶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