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을 머금었어요
눈물이 아니랍니다
그대를 만나 황홀했으나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일장춘몽으로 구겨질까
안타까워 바스러질 것 같지만
꿋꿋하게 견뎌야 합니다
갓 시동 걸린 산내들에
함박웃음 그득하고
파과의 기쁨을 고대하는
아람의 유혹이 넘실대지만
한때 철없이 나대고 헤프던
제 본색이 비춰져
낯이 뜨겁습니다
추레하게 시든 제가
마치 구걸하듯 보이겠지요
혹 그렇다 해도 손 내밀지 마시길
아무런 저항 없이 스러져가도
그대가 시름에 꺾어질 만 하면
손닿는 곳 어디에선가
활짝 웃으며 반길 겁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모쪼록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