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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밥이나 먹고 삽니다

     날짜 : 2006년 05월 14일 (일) 4:50:59 오후     조회 : 5648      
* 밥이나 먹고 삽니다 * / 안재동


요즘 형편이 어떠신지요?

별 신통치 않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삽니다

밥이나 먹고 산다?
그래, 밥만 먹고는 못 산다는 사람도 많지

하지만, 참 행복해 보이는 대답이다
그래서 마음 든든하다
능력도 없는 나, 그댈 걱정하느라
뭘 보태줄 생각까진 않아도 되니까

밥, 실상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살던 사람
예전에 얼마나 많았던가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삼시세끼 중 한두끼 정도는
걸러야만 하는 사람, 지금도 얼마나 많은지
눈물샘조차 메마를 정도로
처량하게 굶어 죽는 사람
지구촌 곳곳에 얼마나 많은지

늦가을까지 버티다
결국 된서리 맞고 지는 단풍잎은
화려하기라도 하지
아사하는 사람처럼 목말라 지는 것인데
배고파 죽는 것인데

철 지나
변색하고 쪼그라들어
사람 눈길에 외면당하여도 제 수명 다하고
수줍은 듯 소리없이 지는 목련꽃이
차라리 부러울 때 있다

사랑도 밥과 같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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