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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시] 님에게

     날짜 : 2007년 11월 15일 (목) 9:48:49 오후     조회 : 7364      
 * 님에게 * /  안재동


살 에이는 엄동설한 없고서야
봄날 따뜻함 어찌 알리

숨 막히는 열대야 무더위,
그 고통 맛본다면
가을 바람 반갑고 고맙다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으리

통통배로 태평양 건넌다 한들
격랑 한 차례 겪지 못하고서야
기쁨 따위 있기나 할까

어느 호젓한 들길의 길목을
천 년 쯤은
묵묵히 지키고 섰을 법한
저 한 그루의 은행나무

가을이면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황금색 이파리들을 깃발처럼
펄럭이네
오가는 세월처럼 소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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