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5.02.
내가 뭘 하면서 지낸 날이였던가 ...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만큼 무의미했던 날.
그런 날 그 사람은 세상과 이별을 했고.
그토록 바라던 한 마리 새가되어 멀고 먼 하늘을 비행했다.
내가 좀 더 일찍 그 사람을 알았다면, 이렇게 답답하진 않았을텐데.
친구들은 이런다.
사람은 멋있는 것 같은데.. 죽었으니 어쩐지 섬뜩하다고.
일본사람을 좋아하다니 제 정신 이냐고.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속상해했느냐고..
일본이란 나라..
너무 싫어하는 나라이지만.
그 사람이 살았던 나라이고. 그 사람이 생존해 있었다는걸
증명해주는 갖가지 물품들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그런 나라를 내가 어찌 미워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원망하며..
그리고 너무 어린 내 나이를 원망하며..
봄에 만나요. 봄에 다시 만나요. h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