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런지도 모른다.
사실 보이는 것은 잃어도 잃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에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잃어서는 안될 것이었다고.
그러나 언제나처럼 넘겨버릴 뿐이다.
사소하고 쉽게 잊어지는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잃는다.
그러한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 지치지도 않는다는 듯이.
나는 그래왔다.
차라리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면 괜찮았을 텐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지나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럼에도 혹시라는 기대를 품는 것은 나야.
이것이라면 쉽게 잃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는 건.
변함없이 남아있을 거라고 믿어버리는 것도.
소중한 것일 수록 잘 보이지 않아.
내 곁에서 소리없이 있어주니까.
조금 더 세심하게 지켜봐주지 않으면 안돼.
언제나 있어줄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아.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