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임신했을 때 나는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처럼, 뱃속 아이를 위해 이런 기도를 했었다.
'주님 이 아이에겐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 를 주십시오. 솔로몬의 것과 같은 지혜는 아닐 지라도 지금의 엄마보단 똑똑하고 현명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요.'
아이는 태어나고, 건강하게 자라고, 뒤뚱뒤뚱 걷고, 말도 하고, 자신의 생각 도 표현하고...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그리고 이제 지금에서야 나의 기도가 얼마나 바보스러웠나 깨닫는다.
깨지고, 피흘리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서야...
나의 기도는 한마디로 요행을 바라는 기도였다. 복권에 당첨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TV화면을 바라보는 수 많은 사람들의 허망한 눈처럼.
지혜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삶을 바라보는 지혜는.
온실의 편안함속에서는 한가지 색깔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독선이 있을 뿐이 다. 수많은 어려움과 번민, 절망과 혼란의 어두운 문제들과 맞서 내가 깨지고 다친 후에야 비로서 생겨나는 것 그것이 지혜인 것이었다.
그 십개월의 기간동안 나는 신에게 무례하고 이기적인 욕심만을 기구했던 것이다.
이제....그러나 악착스럽고 약아빠진 결국 나약한 인간일 수 밖에 없는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항상 건강하며,
나의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며 겪을 많은 경험과 실패와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항상 북돋아 주소서'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