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은하
너는 분명히
시골의 그 언덕에서 내게 웃어 보였지
눈을 바라 보며
웃음이 웃음이
운하였던가
은하였던가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첫 음절에 구름이 되어 떠돌다
두 음절에 별이 되어 떠돌다
세 음절에 돌아 왔다
마지막 소리를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몰라
정신이 없었거든 휙휙 지나가는 풍경과
뱅그르르 돌아가는 세상에 멀미가 날 만큼 어지러웠어
너는 분명히
시골 그 언덕에서 내 이름을 불렀어
눈을 바라 보며
소리가 소리가
바람이었던가
나무였던가
웃음을 보는 순간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언덕을 찾았지
없었어 목소리도 웃음도 없었어
분명 안녕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안녕이 안녕이
꿈이었던가
허상이었던가
내게는 무거운 한순간
네게는 잠시 인사 였던가
너는 없었다 너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 더 기다리고
찾아도 없었다
이제 쉽게 누군가에게 안녕이라며 이름을 부르지는 못할 것 같아
웃음도 짓지 못하겠지
한 동안은 한 동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