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체온을 넘어선 수은주
더 더운건
도시를 불사르는 매미의 울음소리.
매미의 집이 되는 가로수와 공원의 나무는 많고,
애벌레, 어른매미를 잡아먹는 두더지나 박쥐는 줄어들었죠.
밤새 꺼지지 않는 불빛.
도시는 매미의 숫자를 늘릴 수밖에요.
나무뿌리를 찾아 쉬지 않고 헤매는 애벌레는
‘7년 동안의 잠’이라는 말이 자못 억울하다.
밝은 세상으로 올라와 날개를 말리고
해동갑을 넘어서 부르는
수컷의 사랑노래를
시끄럽게 운다고 구박하는 것도 섭섭하다.
참매미는 맴맴 맴맴 말매미는 차르르 차르르
쓰름매미는 쓰름 쓰름 민민매미는 민민 민민
목다심을 위해 잠시 고자누룩해진 순간
보름 남짓
생의 저 너머로
빠져 들어가는 구애의 자맥질.
며칠 전 신문 일면을 차지했던 사진
초등학교에 이어 폐교되는 중학교 교실.
종족번식이라는 숙제를 거부한 우리 인간은
자연의 바닥첫째 자리임을...
사마귀가 먹고 있는
아직 따뜻할 것 같은 이 매미
“이 녀석은 짝짓기를 하고 죽었을까?”
입추를 앞에 두고
이젠 너희들의 노래를 실컷 들어볼란다.
목다심; 거친 목을 고름. 해동갑; 어떤 일을 해 질 무렵까지 계속함.
고자누룩하다; 한참 떠들썩하다가 조용하다. 바닥첫째; 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