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종탑
종탑은 어디에 있을까
고봉밥처럼 넘실대는 종소리의 손짓
들판에서는 밥물 자자드는 주걱 종소리
과수원에서는 달콤한 악기 종소리
산속에서는 고소한 목탁 종소리
누구든 어서 오라네
양분과 색깔
두 맥놀이의 파장이
넓고 길게
대기의 깨끗한 여백을 채우누나.
비바람에 견디라고
떨어질 때 다치지 말라고
떼굴떼굴 굴러서 멀리가라고
그래서 둥근 것만은 아니구나.
먹는 그대의 입천장을 긋지 말라고
열매를 햇빛에다 대고
갈고 또 갈며 생살을 도려냈구나.
10월
단 한 번이라도
그들처럼
서랍 깊이 감추어 놓았던 은전과 구슬을
진설해 놓고
나의 종탑이 더 이상 녹슬지 않게
힘껏 울리어 보잣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