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래요
엄마를 위해
도배는 사진으로 할래요
안방은 달걀꽃같은 엄마 소녀시절,
작은방은 별빛같던 엄마의 20대,
거실은 우리 네 가족 빛나던 날들...
장판에는 제가 하고픈 얘기를
뺴곡히 새길거예요
우리 가족 즐거웠던 기억,
엄마에게 미안했던, 고마웠던 이야기,
엄마와 하고 싶었던 거,
제가 일구고 있는 새 가족 이야기까지
우리 가족과 살던 날들
당신 아들 키우던 기억까지
다 까먹어도 계속 속삭여주는
그런 집을 지을래요
그러니 미안해 마시고
다만 맘편히 살아주세요
저는 괜찮아요
-2018. 5. 21. 손윤인
-어머니 치매가 많이 심해지셔서, 이젠 저 혼자 어디 데리고 여행도 못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요즘 시 쓰는걸 한참 잊고 살았는데, 며칠 전부터 시가 떠올라서 잊기 전에 끄적이고 갑니다.
매일매일 어머니께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