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갈등
'인생은 B와 D사이에 C다' 장 폴 샤르트르는 말했다
(birth와 death사이의 choice)
내 삶의 주체는 나이기 때문에
나에게 선택의 결정권이 주어지고
그 선택은 갈등의 과정 끝에서 매듭지어진다.
60이란 나이가 엄청난 봉우리인양
그 고지를 넘으면서 이순 어쩌고 저쩌고
참 많이 떠들어댔다
그것도 잠시
이제 고희타령을 해야 되나보다
이즈음
나와 내 친구들은 엄청난 적수를 만났다.
선택과는 아무 상관없는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시간’이라는 놈이다.
이젠 화살도 아니다.
인식의 범위를 벗어나
무슨 일을 하고 지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은 채
꼬리조차도 잡히지 않는
일주일이 지나간다
최근 미국의 어느 과학자가
시계시간(clock time)과 마음시간(mind time)이라는 용어로
늙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계시간과 마음시간의 극복할 수 없는 간극
그 갈등이
꽃멀미가 나도록
지천에 가득한 꽃그늘에서
한없이 증폭되는 이유를 알고 싶다
그리고 마음시계의 태엽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