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만 좋아하는 시인 ♣
- 시 : 돌샘/이길옥 -
친한 친구가
시인 친구라면서 잘 사귀어보라고
내게 소개를 한다.
반갑다며 와락 내 손을 잡고 흔드는 그 시인
억센 악력에 주눅이 들고 있는데
대뜸 강인한 시인을 잘 아느냐고 묻는다.
모른다고 했다.
다시 팔이 출렁이도록 흔들더니
자기와 친하다면서
정일근 시인은 아느냐고 한다.
아니 모른다고 했다.
훌륭한 시인들을 친구로 둔 그 시인
참 좋겠다 싶어
‘대운동회의 만세 소리’라는 시를 아느냐고 물어봤다.
모른다고 한다.
이상하다 싶어
그럼 ‘야학 일기’라는 시
는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것도 모른다고 한다.
나이 차가 큰 시인을 친구로 둔 그 시인
대체 누구의 시냐고 물어본다.
‘대운동회의 만세 소리’는 강인한 시인의 시이고
‘야학 일기’는 정일근의 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