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 시 : 돌샘/이길옥 -
(1)
파멸이 널브러져 있다.
떨어진 것이다.
눈물범벅이 된 삶이
찌든 때 덕지덕지 눌어 있는
누더기헤진 틈을 빠져나와
눈곱처럼 붙어 있다.
추락의 끝
더는
밑이 없다.
(2)
첫 출발점
우글거리는 벌레 뭉치
소름이 우화한다.
용수철 튕기듯
차고 오르는
날개, 날개
받쳐주는 힘이다.
(3)
시작이고 끝이다.
끝이고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