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을 햇님/문 해(文 海)
옛날에 비마을과 해마을이 있었답니다.
비마을에는 늘 비가 오고 구름이 잔뜩 껴 있었고 바다만이 파란 빛을 발했답니다.
반면에 해마을에는 온갖 꽃들과 식물 그리고 동물들이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빗님이 화가 났습니다.
"왜 내가 사는 마을에는 저렇게 바다밖에 없지...."
그래서 화가난 빗님은 햇님을 찾아갔답니다.
"햇님,하느님은 너무 불공평해요.저에게는 바다만 주고 햇님에게는 저렇게 많은 동물과 식물을 주시다니..."
"빗님.아니에요.하느님은 분명 저에게 없는 뭔가를 주셨을 거에요..."
"아니에요.그래서 말인데 우리 마을을 바꾸어요,,저도 이런 곳에서 나날을 보내고 싶다구요.."
햇님은 반대를 했지만 빗님의 반 억지에 밀려 마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해마을 동식물들이 빗님을 반기듯 더욱 많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빗님이 비를 자꾸 자꾸 뿌려주니까 들판에 물이 고이더니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그 물은 내가 되고 강이되고 급기야 작은 호수를 이루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빗님은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빗방울을 한없이 내렸답니다.
그러나 결국 해마을은 물에 완전히 잠기고 동물들은 물에 떠다니며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답니다.
빗님은 그제서야 자신이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비마을로 달려갔습니다.
햇님에게 사과를 하고 잘못을 빌기 위해서 말입니다.
고개를 떨구며 빗님이 말했습니다.
"햇님,,정말 미안해요,,,저 때문에 해마을이 지금 물에 잠겨서 그 많은 동식물들이 살려달라고 애원을 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부디 절 용서해 주세요,,,다시는 그런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을 거에요,,,."
그 말을 다 들은 햇님이 긴 긴 한 숨을 내쉬며 빗님에게 말했습니다.
"미안할 필요 없어요...그리고 밑을 보세요,,,"
빗님은 밑을 보았답니다.
그리곤 한없는 눈물을 쏟았답니다.
바닷물만 있는 줄 알았던 자신의 마을에 해마을 보다도 더욱 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해초들이 햇님의 빛을 받아 말라죽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남은 물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에 빗님은 눈물밖에는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답니다.
그 후로 빗님은 해마을을 다시는 탐내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