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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퉁이가 뽀각 부서진 조약돌 이야기

호밀밭의…     날짜 : 2005년 06월 04일 (토) 3:28:11 오전     조회 : 2935      
바닷가, 모래사장, 귀퉁이가 뽀각 부서진 조약돌 하나. 염세적인, 그리고 비관적인.
"세상은 예쁜 것, 온전한 것만 좋아해. 부실한 것, 보기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싫어하지. 그래서 나도 세상이 싫어. 나를 싫어하니까."
자디잔 모래틈에 몰래 숨은 조약돌은 그날도 맨발로 모래사장을 휘젓고 다니는 사람들의 발을 노렸다. 보드라운, 그리고 연약한 살갗. 잘못 디디면 영락없이 뽀각 부서진 조약돌의 희생양이 되었다.
"으갸갸갸. 엄마, 뭔가가 내 발을 찔렀어요. 아우 쓰라려. 피 나나봐요."
일곱 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엄마를 찾아 눈물 글썽이며 달려갔다.
"쳇, 그래, 너에겐 엄마가 있지. 그러니까 너는 다쳐도 돼."
그 다음 희생양은 주인 따라 산책 나온 바둑이였다. 절룩거리는 모습. 쌤통이다. 주인이 다친 바둑이를 안고 간다.
"쳇, 그래. 너에겐 주인이 있지. 그러니까 너는 다쳐도 돼."
그 다음 다음 희생양은 바닷가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는 배달부였다. 맥주 배달을 왔다가 잠시 편의점 주인의 눈을 피해 모래사장을 거닐고 있는 중이었다.
"아흐, 어쩌지. 맨발로 모래사장 산책한 거 다 들키겠네."
그리고는 총총 사라져갔다.
"쳇, 그래, 너에겐 일자리가 있지. 그러니까 너는 다쳐도 돼."
그날의 마지막 희생자는 거나하게 술에 취한 횟집 김씨였다.
"아쿠쿠, 이게 뭐야. 이런. 쓰라리네. 집에 가서 치료해 달래야지. 딸꾹."
그리고는 바다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민가 쪽으로 갔다.
"쳇, 그래, 아저씨에겐 돌아갈 집이 있지. 그러니까 좀 다쳐도 돼."
날이 저물고, 인적이 끊어진 바닷가, 아직 밤바람이 찬 이른 봄날의 모래사장.
"내일은 또 누구를 괴롭히지?"
밤이 되자 파도 소리가 더욱 요란했다.
"쳇, 내가 부서졌다고, 나를 버린 바다는 싫어. 온전치 못하다고 모래사장에 버리다니. 흥."
파도 소리에 귀를 꼭 막고 부서진 조약돌은 잠을 청했다. 바닷가에서도 시간은 흘러갔다.
'톡톡' 건드리는 소리. '뭐야'하며 눈을 뜨니 물방울이었다.
"이봐, 여기서 뭐해? 넌 몇 해 전 지리산 계곡에서 만났던 그 조약돌 아니니?"
"뭐야? 아냐. 난 바다에게 버림받은 부서진 조약돌일 뿐이야."
투덜거리며 조약돌이 말했다.
"아냐, 네가 맞아. 돌탑 꼭대기에서 소원을 말하던 녀석이 왜 여기서 심술만 부리고 있니?"
물방울이 계속 귀찮게 물었다.
"아니라니까. 나 닮은 부서진 조약돌이 또 있나 보군. 걔 삶도 힘겹겠다."
뽀각뽀각 부서지는 목소리로 말하는 조약돌.
"내가 널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그 때 얼마나 조심조심 내렸는데, 널 잊어버리겠니?"
물방울이 섭섭해했다.
"이봐, 기억을 더듬어봐. 넌 말이야, 꼭 바다로 나가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고 했던 그 계곡의 조약돌이야. 네 소원이 하도 간절해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
그리고는 물방울이 모래틈으로 사라져가려 했다.
"아, 이봐. 난 기억나지 않는데, 그럼 난 원래 부서진 녀석이었나?"
"흠. 그건 아니야. 원래 아주 매끈한 돌이었어. 얼마전에 그 돌탑으로 갔을 때, 네 친구들이 말하더라. 네가 소원을 비는 대신 직접 바다를 찾아 떠났다고. 네가 부서진 건 돌탑 꼭대기에서 굴러내릴 때였을 거야."
"그럼, 난 바다 근처까지 이르른 거네."
그리고 뽀각 부서진 조약돌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데굴데굴 구르며 바다에 이르려했던 시간들.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랜 시간. 그리고 정신을 잃은게 이 모래 사장이었다. 그리고 오랜 잠 속에서 조약돌은 바다에게 버림받는 약몽을 꾸었다. 꿈을 현실로 믿어버리게 된 것이다.
"뭐야,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바다에 이른 적이 없었던 거야? 그냥 상상 속에서 세상을 미워하고, 바다를 원망했던 거야? 바로 눈 앞에 바다를 두고 ..."
별이 총총한 밤 바닷가. 뽀각 부서진 조약돌은 영광의 상처를 안고 바다로 갔다. 이제부터 꿈이 아닌 현실 속에서의 바다 체험 시작이다. 파도에 떠밀려 모래사장으로 다시 올라 올 수 있지만, 그건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 삶은 부딪히는 자의 몫이다. 깊은 산 계곡에서 모래사장에 이른 조약돌, 비록 귀퉁이가 부서졌지만, 깊은 바다 속에서 날카로운 조각도 부드러워 질 것이다. 물론 이것도 가능성일 뿐이지만.


----------------> 졸립니다. 완성은 해야겠기에 어떻게든 마무리했는데...
내일 맑은 정신으로 읽어보고 수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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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삶은 부딪히는 자의 몫이다." 좋은글이예요.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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