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취직하면 3개월 째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사실 이곳에 온지 3개월 째에는 눈코뜰새 없이 바빠서 증후군에 빠질틈도 없었기에 잘 모르겠다.
이제 직장에서 일한지 3년... 증후군은 3년째에도 오나보다.
우울증과 자괴감이 들었다.
모든 일이 다 부질 없는 것 같고, 기분 전환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
여지껏 한 일도 없는 것 같고, 배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일을 잘못 선택했나, 이 업계로 들어오는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뭔가를 표현하자니 표현력은 떨어지고, 말로도 잘 못하겠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말빨'이란게 딸리나보다.
기획자란 사람이 말빨이 딸려서 의견을 남들에게 피력할 수 없다니.
이건 정말이지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자니 3년이란 시간이 아까웠다.
그 동안 이곳에서 쌓아온 경력이란게 있는데...
이 일에 투자한 내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져서 차마 버리지도 못했다.
우울우울.
끝도 없이 우울하기만 하고, 자괴감만 든다.
이렇게 제 무덤만 파고 있는게 일주일 째.
그래서 회사 언니와의 이야기 끝에 결단을 내렸다.
하고 싶어했던 일에 일단 부딪혀보고, 그게 능력이 되던 안되던 내 적성에 맞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따윈 아깝지 않게 버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련다.
난 아직 젊다고, 어리다고 언니들이 이야기 해주니까 용기가 조금은 생겼다.
하아, 언제까지 이렇게 소심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게 용기가 생겼으면...
이제부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