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나는 벌써부터 내복을 꺼내입었다.
정말 점점 몸이 나이들어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일까?
언제부터 좋아하던 겨울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간밤에 너무 과했던 난방 탓에 등줄기를 타고 땀이 다 샘솟아 있다.
이불에 더운기운이 훅~느껴졌다. 겨울에만 이런 따듯함을 느낄 수가 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따듯하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겨울이 따듯하지는 않다.
겨울은 요즘세상 같다.
뜨끈한 방바닥을 가진사람이나 겨울을 '쌀쌀'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살갖을 부빌만큼 가까운 사람이 있는 사람이나 추위를 달랠 체온을 느낄 수가 있고
보일러 기름이나 도시가스 비용을 댈 수 있어야 버틸만한 계절이다.
좀 있는 사람이나 스키도 타고 썰매장도 다니며 겨울만의 모습을 손꼽아 기다린다.
방황하는 사람에게 겨울바람은 거치적거린다.
발길 닿는데로 쏘다닐 자유도 없는 겨울.
여름은 벗을 용기, 뛰어들 물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
여름은 마음먹은대로 나는 계절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애꿎은 손바닥을 삭싹비비며
떠돌 자유도 뺏어버린 이놈의 겨울, 내가 좋아할까보냐!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