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생각한다. 내가 성격 파탄자가 아닐까란 생각-.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나 했더니 또 까칠함이 발동하고 말았다.
바로 어제. 일기에 썼듯이 팔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침을 맞았고 침을 맞은 후에는 더더욱이 아파와 팔을 쓰고 싶지 않았다.
몇일 전에 약속된 모임이 있었지만 주최자에게 이야기를 하고 빠졌다.
- 그냥 사고가 있어서 팔이 아파 침을 맞았는데 더 아파서 집에 가야겠다고-
그런데 같은팀에 계시는 분께 같이 일했던 언니-같이 일했던 사람들 모임-가
"민지씨는 왜 안왔어요?"라고 물어보니, "지하철에서 굴렀대요"라고 했단다.
별거 아닌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난 화가 났다.
본인에게 내가 직접 이야기 한 적도 없는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 듣고 와서는
저렇게 당당하게 그 언니에게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몇일 전 술자리에서 웃자고 했던 농담에 정색을 하며,
말한 사람도, 나도 무안하도록 그 우스개 소리를 듣자마자 나에게
"입 존나 싸네."라고 말했던 사람은 본인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나에게 직접 듣지도 않은 이야기를 남들에게 할 이유가 있을까?
그것도 내가 밝히지 않은 이야기를, 정확하지도 않은 일을 말이다.
게다가 어제의 모임은 같이 일했던 사람중에 한 분이 결혼을 한다며
여자친구를 데려오면서 저녁이나 한끼 하자고 했던 자리였다.
그곳에서 축의금 이야기가 오갔으며 축의금 대신 TV를 사주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참석했던 같은 팀 남자분에게 전해 들었다.
그런데 하는 이야기가, 인당 10만원씩 내기로 했단다.
그래서 내가 반 농담삼아 "10만원이 어딨어- ㅍ-;"라고 하니,
"알아서 판단해라."라고 한다.
그냥 나는 여건이 안되니 적당히 축의금으로 내야지- 라고 생각하는데 덧붙인다.
"부족한 부분은 ㅇㅇ팀장님이 메꾸기로 하셨다. 30만원 이상 내신댔음."
........
이건 억지로라도 10만원 이상 내야 할 분위기.
안내면 나만 나쁜사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슬슬 들었다.
이걸 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난 아직도 고민된다.
물론,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전한 그 회사 남자 직원 때문에 고민하는거다.
기분 좋게 전해진 이야기였다면 다소 투덜거렸을지라도 냈을테지만-
이야기를 듣고 지하철에서 굴렀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말 울컥했다.
정말 이러다가 성격 파탄자 되는거 아닐까-_-
슬슬 저 인간 때문에 짜증이 솓구치고 열이 받는데...
조용히 불러다가 "니 입이나 단속잘해"라고 말해줘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