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문을 열어볼지도 모르니 구석구석을 다 정돈하고
평소에는 있었는지도 모르던 가구가 새삼 눈에 거슬려 자리를 바꿔도 보고
흠잡힐 곳이 없나, 좀 더 깔끔하게 사는 것 처럼 보여야지 하면서 닦은 곳을 또 문지른다.
그 사람이 어질러 놓은 내마음은, 이제 그 흔적을 지우는 일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토록 오래 머무른 것이 표나지 않게.
그러나 내 눈이 미치지 못하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남아 있을 그 흔적.
그것이 버거운 미련이 아니라 언젠가 발견한다면 슬프고 그립고 반가울 그런 자국이기를 바란다.
청소를 해야겠다고, 나는 결심했다.
초대를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