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용기에선지 다시 시애틀에 왔어요.
비록 스물일곱, 1학년이지만 또 한다면 해야되니까 와 버렸죠.
사실 막연히 한국이 떠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아무도 뭐라않는 미국땅에서 숨 붙이고 싶었죠.
사실. 지금 지독하게 외롭죠.
후회하지는 않아요. 최소한 내 삶을 비교하고, 훈수를 얹는 사람들은 없으니까.
오히려 외로움은, 견딜 만 하거든요.
나쁜 일들도 많이 있었어요.
자동차는 왜 이렇게 속을 썩이는 것이며,
몇달 전엔 음주운전에 걸려서 벌금을 크게 물고
얼마전엔 누가 자동차 유리창을 깨고 가방을 훔쳐갔죠.
이렇게 나쁜일들만 자꾸 일어나도 사실
견딜만 해요. 도움을 청할 사람하나 없지만 말이에요.
왜냐하면 최소한, 이 곳은 내게
"너는 뭐 하는 사람이니", "그 나이까지 뭘 했니"
묻지 않거든요.
정말 힘들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견딜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