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글을 쓰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참 생각이 복잡하던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에는 글을 쓰느라
종일을 컴퓨터 앞에 앉아 몰입했던 적이 있다.
생각할 틈도, 복잡할 틈도 없이 살게되면서 끄적이는 일이 줄었지만
그동안 나는 어디엔가 계속 몰입을 했다.
적혀진 활자에, 활자를 외워 만들어갈 미래에, 새롭게 하게 될 일에 그렇게 온통 나와 내 미래에 매달려 왔는데
다른 사람에 몰입하면서부터 돌부리에 걸리 듯 자꾸만 내 생활이 튕겼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일에 매달리면서부터 불안했다.
내 나름의 노력을 하더라도 상대가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을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어찌 되지 않는 일을 어찌하려다 보니 불안하던 끝에는 실망을 했다.
그건 애초에 안 될 일이었다고 오늘은 앉아서 다독여 본다.
왜 그런 기대를 하는지, 그런 나 자신에 대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안한 나에게 화가 났던 거다.
불안해도, 화가 나도 그 뿐이다. 괜찮다. 감정은 지나간다. 그저 바라보면 된다.
그 후에 나는 생각할 뿐이다. 내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왜 그토록이나 그 사람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고 발악했는지 모르겠다.
나만큼 오래 내 인생을 살지 못한 사람에게 왜 그런 기대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기대고 의지하고 싶었겠지. 나도 이해 못하는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에게.
그게 그 사람을 무겁게 했을 거다.
또 닿지 않는 기대치로 내가 많이 외로웠을 거다.
우리는 대화하는 법을 몰랐던게 아닐까 싶다.
주장하고 강요할 뿐이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나고 나서야, 드는 후회는 나중에라도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을까?
나는 깨닫는다고 바뀔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참아줄 수 있는 순간에야 그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