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허먼
“당신은 자신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지만, 그것을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
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상처를 준 사람에게 나의 회복을 책임져 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해자가 사과를 하지 않거나, 사과를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나의 몫 인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상처를 준 사람의 손에 나를 맡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희망적인가.
내가 나를 건져 올릴 수 있다니 그것 참 다행인거다.
여전히 복수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지만
나는 대신 피아노를 시작했다.
카트라이더 배경 음악을 연주하면서도 더듬더듬 거리고 있어, 이게 이제 해서 될까 싶었는데
고작 5분간의 노력이면 카트라이더는 나의 곡이 되었다. 옆방에서 들리는 휘황찬란한 연주소리를 탐내는 것은
음표도 유창하게 못읽는 내가 할 일은 아닌거다.
객관적으로 나는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사람은 아니겠으나,
나의 노력으로 얻어낸 성과물을 보니 위로가 되었다. 뿌듯하기도 하고.
나의 노력으로 일구어낼 용서가 그래서 기대된다.
그것을 통해 얻게될 위로를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