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개월이 남았다.
이 길고 길었던 3년의 수련생활은 4개월 뒤면 '자유'라는 이름으로 끝이 난다.
수련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지겠지만,
늘 그래왔듯이 한 가지가 끝이나면 새로운 다른 문으로 들어서야 하겠지.
결국 나는 또 어떤 끝을 내내 기다리게 될 것이다.
다음번 끝은 더 길지도 모르고, 어쩌면 한동안은 새로운 문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문과 문 사이의 복도에 서 있는 일이 처음에는 많이 불안했는데,
점점 나는 복도에서 서성이는 법을 익혀가는 것 같다.
어떤 문을 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만큼이나,
어떻게 문 안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되면서
급히 문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덜 해지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이 어쩌면 다 비슷하다.
누구를 만나느냐 보다는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지를.
어떤 일을 겪었는가 보다는 매 순간 주어진 일을 어떤 마음으로 극복해야 하는지를.
여전히 나는 누구를 만나, 어떤 일을 겪느냐에 갈대처럼 휘청 흔들 하지만서도
좀 더 나를 믿고, 남 탓 상황 탓 하지 말자고 나에게 당부한다.
4개월 뒤가 기다려지면서도, 막연히 걱정도 되고 4년 뒤가 궁금하고 그렇다.
일이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