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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기일에

     날짜 : 2016년 04월 20일 (수) 4:22:27 오후     조회 : 2828      

 

 

 

할머니가 언제 돌아 가셨지?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불과 일년이 채 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참 늦게도 노트를 펴는구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랬다.
무덤덤함
당연히 일어날 일이 일어난 듯한

그저 이미 목이 쉰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가 주섬주섬 옷을 챙기고, 기차표를 예약하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어쩌면 다음날 해야 할 발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지도 모른다.
혹은 마지막 가시는 날까지 할머니께서 날 도와준다고 생각을 했을지도..

돌아가신 할머니의 몸을 닦는 것을 보면서
누나도 울고, 이모도 울고, 어머니도 울었지만 나는 결코 울지 않았다.

할머니는 충분히 늙으셨고, 자연에는 법칙이 있으며, 돌아가시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
치매가 와서 제대로 된 행동을 하지도 점차 사람을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나는 늙으면 저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도 했었다.

사람에게는 수명이 있으며, 그 수명은 인간의 어떤 노력으로도 늦출 수 있을지 언정 막을 수는 없다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공허함과 함께 오래 전 헤어진 그녀와의 연애가 떠올랐다.
그녀와는 스무 살에 만나 7년을 사귀었는데,
나도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을 지킨 적이 있었고
그녀도 우리 할머니를 뵌 적이 있다.

사람에게 수명이 있듯이 연애에도 수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분명, 충분히 사랑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연애도 서서히 시들고 병들고 수명이 다 돼가지 않았을까?


지난 7년을 더듬어 모아 보건대,
나는 그녀에게 참 미안하다......
처음에는 숫기가 없었으며, 그 뒤로는 열정을 표현 할 방법도 그녀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너무너무 모르면서 계속 붙잡기만 해서

결국 지켜주지도 못 할거면서
혼자 아프게 해서...
그걸 너 혼자 꿋꿋이 이겨내게 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

나는 네가 헤어지자고 일년에 십 수번도 더 이야기를 했을 때 말로는 알았다고 했지만 진심으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함께 있어도 항상 외롭다고 말하던 네가 생각난다.
너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 마치 텅 빈 오크나무통 같다는 것을

너는 그 통을 수도 없이 두드렸으며, 나는 아니라며 계속 널 붙잡았고, 사실 그건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했다.
그때 나에게 너와의 헤어짐이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음 뒤를 생각하지 못하듯이
처음 사람을 사귀었던 나에게는 헤어짐 그 자체가 끝이며 뒤에 어떤 것들이 존재하는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반년이 지나서야 
자던 중 꿈속에서 할머니를 보고 눈물이 터지며 깨었다.
치매가 오고서도 나만 찾던 할머니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나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였던 우리할머니
나는 그 사랑에 왜 그렇게 무덤덤함으로만 대했을까?



너와 헤어지고 3년이 지나서야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공허함과 함께 오래 전 헤어진 네가 생각이 났다.

나에게 끊임없이 사랑에 대한 답을 요구하던 너
나는 어쩌면 이미 텅 비어 버린 속을 들키는 것이 두려워 원래 무덤덤한 척 하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몇 년을 더 널 붙잡았다고 생각을 하니 소름 끼치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랑에도 수명이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뜨겁게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충분히 사랑하고,
놓아야 할 때, 

손을 놓아야 할 때, 덜 아프게 보내 줄 수 있었을 때, 그때 보내줄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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