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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시 모음> 정연복의 '구름이 살아가는 법' 외

     날짜 : 2014년 11월 03일 (월) 8:48:31 오후     조회 : 2161      


<구름 시 모음> 정연복의 '구름이 살아가는 법' 외  

+ 구름이 살아가는 법

무한히 넓은 하늘을
흘러가면서도

조금도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느릿느릿 천천히
흘러간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쉬엄쉬엄
유유히 흘러간다.

그래서
쉬이 지치지 않고

제 갈 길
끝내 다 가고야 만다.


+ 구름과 나

하늘에 구름
흘러 흘러가네

저 높이 하늘에 살면서도
하늘은 제 집 아닌 듯

나그네같이 유유히
흘러 흘러가네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 저 구름은

있어서도
늘 흘러만 가네.

구름 같은 것이
인생이라면

이제 나도
구름 되리라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으며

마치 이 지상(地上)은
내 집 아닌 듯

가벼이
흘러 흘러가리라.


+ 쉬었다 가자

저기 도봉산 산마루에
흰 구름 한 점 걸려 있다

너른 하늘의 길
용케도 찾아 흘러가더니

몸이 무척 피곤했을까
잠시 쉬었다 가려는 모양이다.

그래,
급할 것 하나 없다

뜬구름 같은 인생살이
서둘러 무엇하랴

욕심도 텅 비우고
조급한 마음도 떨쳐버리고

쉬엄쉬엄
쉬었다 가자.


+ 구름에게 길을 묻다

잔잔한 바다 같은
파란 하늘에 평안히 떠가는

구름에게 길을 물었더니
살짝 귀뜸 해주네.

'높은 하늘에서
가만히 내려다보면

인간 세상은 너무 분주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네

사람들도 쓸데없는
생각이나 고민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딱히 무슨 길이 있겠어
그냥 제 길 가면 되는 거지

지나친 욕심과 허영심
미움과 질투와 경쟁심에서 벗어나

하늘같이 평화롭고
깊은 바다같이 고요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순간순간
가고 싶은 길로 가면 되는 거지.'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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