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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관한 시 모음> 손동연의 '우리글 한글' 외

     날짜 : 2014년 10월 08일 (수) 9:52:54 오전     조회 : 2625      

<한글에 관한 시 모음> 손동연의 '우리글 한글' 외  

+ 우리글 한글

1학년 교실에 가 보면
국어 책을 편 아이들 모두가
무궁화꽃이시다.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나라의 말과 글을 써야 한다고
세종 대왕님이
심으신

스물여덟 그루의
한
글
나
무
......

그 밑에
수많은 아이들이 모여
잎사귀를 줍는다.
ㄱ도 줍고 ㄹ . ㅁ 도 줍는다.

주운 것은
그들 몫.
처음으로 그들에게 빛깔이 생기고
처음으로 그들에게서 향내가 난다.

골목대장 상수도
오늘부터는 겨레의 아들이 된다.
울보 은옥이도
오늘부터는 겨레의 딸이 된다.

그들에게
꽃. 달. 별 ...... 이런 말을
쉽게 알고 쉽게 쓰게 하기 위하여
한글은 있고

한글을 위하여
이 땅에는
1학년 . 2학년 ......
수많은 어린 세종 대왕님이
살고 계신다.
(손동연·아동문학가, 1955-)


+ 한글이 좋아요

ㄱ, ㄴ, ㄷ, ㄹ …
ㅏ, ㅑ, ㅓ, ㅕ …

자음과 모음이 모여
글자를 이루니 이것이 한글이라.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이니라.

쓰기 편하고 읽기도 쉬우니
누구나 쉽게 배우리라.
다양한 표현도 가능하니
누구든 한글에 감동하리라.

한글이 쓰여 있는 옷을 입고
한글이 쓰여 있는 모자를 쓰고
하루를 생활하는 사람들
작은 실천이 곧
한글 사랑 나라 사랑이다.

끝말잇기, 빙고게임, 수수께끼 놀이
한글 게임을 하면 서로 친해지고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힘은 커진다.

2009년엔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족*의
공식문자가 되니
우리 한글의 자긍심도 뿌듯

"한글이 좋아요."
우리 모두 널리 알리고
마음껏 즐기자고요.
(이제민·시인, 충북 보은 출생)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중 하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의 바우바우시가 이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문자로 한글을 도입.


+ 한글 예찬

반 천 년 넘는 이전 한반도 조선에
인류사에 우수성이 남을 소리글자
세종임금 삼십 년 고뇌로 빛을 발해
위대한 한글이 창제되었어라

두 획만 그어도 글자 되고
스물네 자 어울리면 못 쓸 말이 없는
민족의 말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이 보배로운 표음문자

세상의 글자 중 말소리를 가장 많이 적으며
감성을 가장 사실 가깝게 나타내니
그 독창성 과학적 우수성은 세계가 아네
유네스코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보존했네

이제, 소중한 민족 자산 긍지와 자부심으로
아끼고 살려 길이 보존해야 하리
글자 없는 소수민족 글눈이 되게 해야 하리

우리 한글이 세계 공통어 되는 날 오리니
세계로 나가자
한민족이여, 한겨레여
우리 미래는 밝다, 희망이 있다.
(조남명·시인, 충남 부여 출생)


+ 우리말

네게는 불멸의 향기가 있다.
네게는 황금의 음률이 있다.
네게는 영원한 생각의 감초인 보금자리가 있다.
네게는 이제 혜성같이 나타날 보이지 않는 영광이 있다.

너는 동산같이 그윽하다.
너는 대양(大洋)같이 뛰논다.
너는 미풍같이 소곤거린다.
너는 처녀같이 꿈꾼다.

너는 우리의 신부(新婦)다.
너는 우리의 운명이다.
너는 우리의 호흡이다.
너는 우리의 전부이다.
아하, 내 사랑 내 희망아, 이 일을 어쩌리.
네 발등에 향유를 부어 주진 못할망정,
네 목에 황금의 목걸이를 걸어 주진 못할망정,
도리어 네 머리 위에 가시관을 얹다니,
가시관을 얹다니......
아하, 내 사랑 내 희망아, 세상에 이럴 법이...
우리는 못났구나, 기막힌 바보로구나.
그러나, 그렇다고 버릴 너는 아니겠지, 설마.
아하, 내 사랑 내 희망아, 내 귀에 네 입술을 대어 다오.
그리고, 다짐해 다오, 다짐해 다오.  
(김동명·시인, 1900-1968)


+ 훈민정음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란
세종대왕의 말씀
세계 60여국에서
400여개 대학에서
배우는 과학적이고 뛰어난
대한민국 글자

얘들아!
자음 모음 합해서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아름다운 글로
아름다운 동시를 쓰자.

우리말, 우리 글이 있는 나라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얘들아!
땅, 하늘, 바다, 산
꽃, 토끼, 개, 물고기
자유로운 한글로 표현해보자.
(박선자·시인, 전남 고흥 출생)


+ 한글

한글은
우리말의 집이다.

하늘의 뜻을 받아
우리말의 집을 지으신 분에게
나는 영원히 감사를 드린다.

영혼의 말을
적는 글은 한글이다.

내가 살아온
평생
나는 한글에서
우리들의 얼을 찾았고
겨레의 음성을
또 거기에서 들었노라.

지금 그는 어찌되었을까
43년 동경 신지꾸
작은 우리의 책방에서
최현배님의 '우리말본'을 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성도, 이름도, 고향도 모르면서
그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그는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알고 싶구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내게 가르쳐주시던
한글
그 글자 속엔
어머님의 음성과
아버지의 음성이
지금도 숨쉬고 있다.
한글의 모국어의 집이다.
(황금찬·시인, 1918-)


+ 한글 이름

쓰기 좋고
읽기 좋은
과학적인 글
우리 한글

한글을 사랑해서
아들 이름도 한글로
큰 소나무처럼 자라
늘 푸르라고 "한솔"
우주처럼 큰마음의 사람 되라고 "한울"

이름 예쁘다고
누가 지었냐고
할 적마다
어깨가 으쓱

부르기 좋고
듣기 좋은
한글 이름
한글날 맞아
더욱 자랑스럽네.
(이문조·시인)


+ 모국어

징용으로 끌려간 동포들이 일본 땅 탄광 합숙소 벽에다
'고향에 가고 싶어요'라든가 '배가 고파요'라고 모국어로 쓴 말들이
언뜻언뜻 와 닿으면서 동포들의 탄 묻은 얼굴에 맺힌 눈물방울이
구주 하늘 아래 얼어붙는 것이 보인다
그들의 마음이 몇 안 되는 글자를 벗어나
마구 가슴 벅차게 소용돌이치는 것은
내 가슴이 식지 않은 화로처럼 다독일수록
살아나는 불씨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일까
내가 수없이 뱉어내는 말들이
그들의 절실한 말에 비하면 아무 소용없는 것
서투른 붓끝으로 밝히는 내 가슴은
아직 모국어의 깊은 맛에 닿지 못하고
껍질만 벗기고 있는 것인지
(강영환·시인, 1951-)


+ 말의 빛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모국어

엄마(母)가
생명의 근원이듯이

모국어(母國語)는
겨레의 뿌리.

남의 나라 말이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갖가지 감정을 표현하고
시를 쓸 수 있다는 것

크나큰 기쁨이다
놀라운 축복이다.

이 땅에서 태어난
아가들의 첫말

'엄마'라는 두 글자는
또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가.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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