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철, 고호는 젊은 미망인인 케이 포스와 사귀게 되어
이내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외삼촌의 딸로 네 살짜리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아이를 귀여워하는 고호는
아이를 사랑함으로써 그녀의 마음까지도 얻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도통 그녀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고호가 구애의 편지를 써 보낼 때마다 모두
개봉되지 않은 채 되돌아왔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절망에 지지 않는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친 고호는
끝내 양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를 만나러 가려고 결심했습니다.
마침내, 그녀의 집에 방문했을 때,
그녀는 외출을 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마침 저녁 식사 때였는데 고호가 문득 테이블 위를 보니,
반쯤 먹은 요리 그릇이 빈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고호는 곧, 자기가 온 것을 알고 외삼촌이
그녀를 숨겼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외삼촌에게 제발 케이와 결혼시켜달라고 애원했으나
외삼촌은 그러한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자 고호는, 순간적으로 곁에 있던 촛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불꽃 속에 손을 넣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좋으니 만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