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밖에 안 된 더글라스가 백혈병 이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그의 식구들은 매우 놀랐다.
다행히 집안형편이 넉넉한 더글라스는 최신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가족들은 더글라스가 아주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과 어쩌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고통으로 일그러진 더글라스의 얼굴과 화학치료로 바짝 바짝 마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비로소 더글라스의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일 절망스러운 사람은 더글라스였다. 그는 어렸지만 죽음이 점점 다가옴을 느꼈다.
절망감으로 더글라스는 누구와도 얘기를 나누지 않았으며 웃지도 않았다.
어느 날, 더글라스는 병실에 왜 꽃이 없느냐고 물었다.
옆에서 이 말을 들은 그의 고모가 몰래 병원근처의 조그만 꽃집에 전화를 걸었다.
주문을 받은 사람은 청년이었는데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백혈병을 앓는 조카를 위한 것이니 밝고 예쁘게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얼마 후 더글라스의 병실에 예쁜 꽃 바구니가 배달되었다.
꽃을 바라보는 더글라스의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왔다.
바구니에는 고모 이름으로 된 카드외에 또 하나의 카드가 꽃송이에 파묻혀 있었다.
「더글라스, 나는 화원에서 일한단다. 너에게 보낼 꽃을 내가 만들었지.
나도 일곱살 때 백혈병을 앓았다. 그런데 난 지금 스물 두 살이야.
더글라스, 나의 마음은 늘 너와 함께야. 힘내!」
편지를 읽은 더글라스의 얼굴은 꽃바구니의 꽃들보다 더 환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더글라스는 의사들과 간호원들과도 아주 친하게 얘기를 나눴으며 치료도 더 열심히 받았다.
더글라스는 어쩌면 자신도 병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더글라스에게 최고급의 병원과 유능한 의사들도 주지 못한 용기와 희망을 카드 한 장이 전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