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피아니스트 안도르 폴데스는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였지만
그가 피아노를 계속 할 수 있게 된 것은 단 몇 마디의 말 때문이었다.
그는 열 여섯살이었을 때 이미 베를린 필 하모닉과 협연할 정도로 명성이 나 있었음에도
심한 음악적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를 가르치는 음악 선생님과의 견해 차이로 어쩌면 음악을
그만둘지도 모르는 위기가 그에게 닥친 것이다. 그 와중에 그는 리스트의 마지막 제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백발의 피아니스트 에밀 폴 자우어를 만나게 되었다.
노피아니스트와 저녁을 함께 한 자리에서 폴데스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나머지 떨기까지 했다.
폴데스는 자우어 앞에서 바하를 연주했다.
자우어가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폴데스는 영 자신이 없었다.
바하가 끝나고 이번에는 베토벤의 소나타 '비창' 을 연주했다.
폴데스의 정열적인 연주가 끝나자 노피아니스트는 힘겹게 일어나 폴데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얘야, 이 키스는 베토벤의 키스란다.
난 네 나이 때 리스트 선생의 제자가 되었다.
어느 날 리스트 선생은 내 이마에 키스해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 키스를 잘 간직해야 한다.
나는 네 나이에 나의 연주를 들은 베토벤으로부터 이 키스를 받았단다.
이 키스는 베토벤으로부터 이어져오는 것이란다.'
나는 리스트 선생의 말을 들으며 언젠가는 이 성스러운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오늘 이런 기회가 오다니…. 넌 충분히 키스 받을 자격이 있구나."
그 후 폴데스는 기적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베토벤의 키스가 그를 구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학생들을 가르칠 만큼 나이가 들었을 때 늘 '베토벤의 키스' 를 떠올리며
아이들을 대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