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시리아의 한 강변으로 목동이 수백 마리의 양떼를 몰고 오고 있었다.
목동은 그 많은 양떼를 몰고 강을 건너려는 것 같았다.
물을 싫어하는 양들을 몰고 강을 건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여행 중이던 아들이 이를 이상히 여겨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저 목동은 많은 양떼를 몰고 어떻게 강을 건너려는 거지요?"
"글쎄, 하지만 얘야, 저 목동의 얼굴은 아무 걱정 없이 평온하지 않니."
아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는 목동에게로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아니, 이 많은 양떼를 몰고 어떻게 강을 건너려고 합니까?"
"하하하, 그야 간단하지요. 세상의 이치만 알면 말이에요."
아들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강가에선 양떼들이 '매애매애'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물을 본 새끼 양들 또한 놀란 눈으로 어미 양 옆에 바싹 붙어 섰다. 그때였다.
목동은 겁먹은 눈으로 서 있는 많은 양들 가운데서 귀여운 새끼 양 한 마리를
번쩍 들어올리더니 자신의 어깨에 둘러메는 것이었다.
"아니, 어쩌려고 저러지요?"
"곧 알게 될 테니 두고보자꾸나."
그제야 어머니는 목동이 양떼를 거느리고 강물을 건너는 방법을 알았다는 듯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새끼 양을 둘러멘 목동은 성큼성큼 강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폭은 넓었지만 물은 그다지 깊지 않았다.
순간 새끼를 빼앗긴 어미 양이 몇번인가 '매애매애' 하고 울더니
강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것이었다.
그것이 신호가 되어 수백 마리의 양들이 일제히 물 속으로 뛰어들어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닌가.
그 목동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튼튼한 줄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