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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나는 여름의 손을 꼭 쥐었다 - 최재효

     날짜 : 2010년 10월 30일 (토) 9:55:04 오전     조회 : 8875      

                                   



                                   매미들이 토한 선혈鮮血로 

                  
                             나무들은 곱게 단장丹粧하기에 바쁘고

                  
                                허수아비들은 목이 쉬어 

                                 
                              훠이, 훠이 헛손질만 해댔다

 

                  시계를 멈추 게 할 수 있다면
                  천둥벌거숭이로 눈. 귀. 입에 빗장 지르고
                  미완의 여름 수채화를 마무리 하면서
                  눈물이 마르도록 실컷 울고 싶다


                  나무나 사람이나 때가 있다지만
                  나는 자주 신神의 명령을 거부하고
                  유년幼年의 계곡으로 달려갔다


                  새벽달은 서럽도록 납빛으로 나오고
                  귀뚜라미는 밤새 독경讀經하고
                  강바람은 소름을 돋구는데
                  붉은 장미는 이미 갈바람에 녹아 있었다


                  국화꽃 시들면
                  동장군冬將軍은 비수를 들이대며
                  발가벗기려 들텐데......
                  나는 얼른 여름 손을 놔야 했다



- 여강 최재효-





Tag :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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