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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따뜻한 슬픔

샤키     날짜 : 2006년 01월 12일 (목) 10:41:52 오전     조회 : 4237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 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홍성란-


문학사상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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