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비
牛 甫 임 인 규
우둑우둑 쏟아지는 장대비
우산 속에 숨긴 몸이
움츠러드는 억센 몸짓
누구를 다독여서 재우려 하는가?
게으른 일꾼들은 구들장을 찾는다.
세상사 눈꼴 시린 모든 역사
노아의 방주를 준비하라 하는가?
해마다 한 차례씩 치르는 연례행사
이골이 난 물푸레 짓이냐!
먼 원망처럼 들리는 빗소리
왜?
남의 다리 긁어 대는 짓을
남의 잔치에 허드레 춤을 추는가?
내 식구도 챙기기 어려운 세월
물줄기 흘러간다. 눈물처럼
물은 그렇게 흘러서 가고
세월은 그렇게 지나쳐 가지만
억세게 남긴 그 상처
누가 아픔을 달래어 주나!
우둑우둑 장대비 섧다.
2008 . 6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