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내 두 눈의 빛을 꺼주오
그래도 나는 그대를 볼 수 있으리니
내 두 귀를 막아 주오
그래도 나는 그대의 말을 들을 수 있으리니
발을 잃는대도 나는 그대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그대의 이름을 부를 수 있고
두 팔이 꺽여도 가슴으로 당신을 안을 수 있으리니
심장이 멎으면 또 어떤가
내 뇌수가 고동을 치리라
그리고 그대가 내 뇌 속에다 불을 지른다면
그땐 그대를 피로써 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