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만
무정한 세월을 이긴다
때로는 나란히 선 키 큰 나무가 되어
때로는 바위 그늘의 들꽃이 되어
또 다시 겨울이 와서
큰 산과 들이 비워진다 해도
여윈 열굴 마주보며
빛나게 웃어라
두 그루 키 큰 나무의
하늘 쪽 끝머리마다
벌써 포근한 봄빛을 내려 앉고
바위 그늘 속 어깨 기댄 들꽃의
땅 깊은 무릎 아래에
벌써 따뜻한 물은 흘러라
또 다시 겨울이 와서
세월이 무정타고 말하여져도
사랑하는 사람들만
벌써 봄 향기 속에 있으니
여윈 얼굴로도 바라보며
빛나게 웃어라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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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