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꽃이 좋아 꽃을 찾지
어디 사람뿐이겠어
파란 낮에 바람이 한바탕 놀다 가면
초저녁잠에 취한 달도 내려와
뽀얀 입김을 불어대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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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날개 접은 나그네는
낮부터 말없이 하늘만 바라보고 있네
달과 꽃은 때가 되면 스스로 찾아오는데
나그네 눈동자 속에 임은
이맘때면 꼭 발병이 난다고 한다지
사내는 속으로 빌고 있다네
먼 훗날 다시 태어난다면
빨간 장미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발병 난 임을 기다리는 일도
밤마다 소야곡을 부르는 일도 없을 테니
그런데 어떤 날은 달이 더 좋을 것 같아
변덕이 심한 꽃보다
별과 바람과 뭍 시선이 늘 함께 있으니
여강 최재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