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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공터의 사랑 - 허수경

     날짜 : 2016년 12월 08일 (목) 11:44:45 오후     조회 : 6595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사랑은 그대를 버리고 세월로 간다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환하고 아프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에 뜬 무지개가 
세월 속에 다시 아플 때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어느 풀잎자리를 더듬으며 
말 얻지 못한 꿈을 더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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