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세상 무게 훌훌 털어내고
가벼이 날 수 있을까
어찌하면 부는 바람을 버팀목 삼아
꽃 피울 수 있을까
어찌하면 보이지 않는 궤도 따라
잃은 길 찾는 걸까
민들레 풀씨에게 물어 보아야지
속도가 아리송한 이 시대
절망은 과거사에서 보다
더욱 오만해져 제 멋대로 찾아 오던 걸
구름 밖으로 새어 나온 빛의 숨을 타고
새로운 꽃 피우러 날아가는
민들레 풀씨야
번개가 누운 흙의 심장 건드릴 때
긴 뿌리 아래로 아래로 내려
오만한 절망도 무색할 생명 트는
민들레 풀씨야
내 작은 몸, 하찮은 집착으로 무거워져
날개짓만 퍼득이다 무릎 깨졌단다
어찌하면 그리 가벼워질 수 있을까
민들레 풀씨에게 물어 보아야지